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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 호우잉 사람아 아 사람아!(3)

태풍 두개가 지나가 기온이 좀 떨어지더니,
몇 번 더 비가온 후로 완전한 가을 날이 되어 버렸다.
오늘도 비가 많이 내린다...

비 오는 날의 뇌상태는 왜 인간을 더욱더 감성적 존재로 만드는 것일까?
사람아 아, 사람아! 의 2장은 감성적인 인간을 많이 다루고 있다.
소설속 그 시대, 주류를 이루는 사상과 그속에서의 각 인간들이 어떠한지 잘 보여준다. 특히 여성의 심리묘사는 남자인 내가 봐서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많다^^

문화혁명이 끝나고 마오와 4인방이 몰락한 시대의 중국인,
5.16, 5.18 군사독재시대가 막을 내리고 87년이후 시대의 한국인...
많은 차이가 있긴 하지만, 혼란기속 인간들의 모습들과 공통점들을 보는 듯하다...

시간이 흘러... 나를 괴롭히는 구절...
"하지만 언제쯤이 되면 '미혹'에서 벗어나 '불혹'에 도달할수 있을 것인가."
부끄럽기도 하고... 아직도 혼란 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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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아 아, 사람아
제 2 장 마음이 머물곳을 찾아서


"나는 그때 처음으로, 눈앞에 앉아있는 젊은이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눈을 갖고 있었다. 그 눈이 그를 실제보다 훨씬 노숙한 느낌으로 보이게 하고 있다. 깊이가 있고 열정적인 눈, 사람을 직시하고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려고 하는 눈,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눈이다. 나는 그 눈을 신뢰하고 진정을 토로했다. 그 이후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자네는 그다지 많은 경험을 쌓은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토록 여러가지 문제를 생각할 수있나?" 그의 답은 나를 놀라고 기쁘게 했다. "자기 자신의 경험에서 밖에 세계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동물 뿐이죠.저는 인간입니다. 그리고 우리 조국과 인민의 자식이죠. 조국과 인민의 경험은 즉 제 경험이기도 합니다. 그 경험에서부터 태어난 모든 문제를 저는 생각합니다. 그것은 제 책임이며 권리이기도 하지요."

"" 우린 역시 세대가 다르군." 얼마후에 나는 겨우 이렇게만 말했다. 극히 애매한 말이다."

"나는 깜짝 놀라서 그를 쳐다보았다. 나는 그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 못했던 것이다. 오늘은 평소와는 다른 면 - 냉정함, 극도의 냉정함을 느낀다. 극단적인 열정과 극단적인 냉정함이 어떻게 그의 내부에서 통일될 수 있는가. 알 수가 없다. 열정이 냉정함을 낳는가, 냉정함이 열정을 낳는가. 젊은 친구여, 자네는 도대체 무엇을 믿고 무엇을 주장하고 있는가."

"역사는 대개의 경우, 역사로 하여금 개인을 선택케 하는 한편, 마찬가지로 각 개인으로 하여금 자기의 역사적 자세를 선택케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각자가 역사와 자기자신에게 책임을 지워 나가는 수 밖에는 없지요"

"우리들은 벌써 반동파를 소멸시키고 소유제를 개선시켰는데도 왜 아직껏 투쟁으로 날이 지새지 않으면 안되는 것일까."

"감정이라는 것이 가장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죠. 호 선생님, 전 잘압니다. 저도 선생님과 마찬가지로 인간들이 모두 서로 사이좋게 지내고 모두 다 행복한 가정을 가질 수 있다면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현실은 우리들에게 그런 환상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사람들끼리이렇게까지 서로 갈라져 있다니! 어디를 봐도 산산조각난 가정, 제각기 흩어진 마음뿐입니다. 이 상처를 낫게하는 즉 효약같은게 있을까요? 세대와 세대, 인간과 인간, 그것이 갖가지 모순 속에서 헝클어지고 끝없이 뒤엉켜 있어요. 참으로 진저리가 납니다! 때때로 이유를 알 수 없게 되고 자신마저 없어져서..."

"진심어린 참회와 슬픔은 흔해빠진 인간조차도 얼마간 빛나 보이게 하는 법이다"

"딸을 위해 오늘까지 애써 살아왓다. 그런데, 괴로움을 아이에게 지우지 말라니. 나는 고통이란 고통은 모두 삼켜버려서 한점의 흔적도 남기고 있지 않아! 하지만 고통이란 것은 그리 간단하게 삼켜지는 것이 아니다.괴로워 숨막히거나 막막한 기분일때는 어쩔수 없이 얼굴에는 고통이 나타나게 되는 법이다. 그것이 아이에게 영향을 주어서... 하지만 내가 그 때문에 얼마나 눈물을 흘렸고 얼마나 자신을 꾸짖었는지 당신이 알아? 그런데 당신마저 그걸 나무라다니! 어차피 우리들은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당신은 언제나 인생이 내게는 온화하고 자기에게만 유독히 가혹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지금 한창 피어나고 있는 저 꽃들처럼,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속을 걸어가는 저 남녀 학생들처럼 우리들에게도 젊은 시절이 있었다. 꽃은 피었다가 진다. 일년에 한번. 사람은 청춘을 맞고 그리고는 늙어간다, 일생에 한 번."

"엄마는 격노했을때 큰소리는 내지 않는다. 평소보다 훨씬 더 작은 목소리로 천천히 말한다. 발음도 평소보다 명료하다. 한마다 한마디가 화살처럼 마음에 쑤셔박힌다."

"그건 말이야, 네가 생활의 기준을 낮추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야. 정신적인 측면에 지나치게 비중을 무겁게 두기 때문이야. 그런건 요즘 시대에 현실적이지 못해. 정신과 생활을 분리시키기만 하면 모순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어. 천국으로부터 지상으로 내려오도록 해. 현실적이 되면 행복해 질수 있어"
"뭐? 정신과 생활을 분리시키라고? 그럼 동물이나 똑같잖아." 그녀는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깜짝 놀라며 반문했다.

"호 젠후라는 사람을 만나본 일은 없지만 여러사람들이 그는 주관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그 주관은 모두 규격을 벗어나 있다. 장차 중국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반우파 투쟁이 두번 다시 없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더 이상 정치적 격동이 없으리라는 것은 사람들의 희망에 불과하다. 희망이 현실화되기란 극히 드문 법이다."

"자신의 현재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는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남편과 아이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볼수 있으려면 과거는 철저히 묻어버리는 수 밖에 없었다."

"아아, 손유에. 너는 아직 완전히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너는 너의 맹목적인 것과 확고하다는 것을 혼동하고 있을 뿐 아니라 회의와 신념이 절대로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사상은 원래 손쉽게 확립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손쉽게 확립된 사상은 확고한 것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거짓말하는 법을 익히든지, 사상을 하나의 뱃지로 삼아 옷깃에 달아 두든지 하지 않는한."

"그의 40세야 말로 진정한 '불혹'의 나이이다. 하지만 나는 '미혹'이 더 깊어지고 있을 뿐이다. 그가 하는 말은 옳다. '미혹'은 나쁜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쯤이 되면 '미혹'에서 벗어나 '불혹'에 도달할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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