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ent

다이 호우잉 사람아 아 사람아!(2)


다이 호우잉... 엄청난 내공에 여성의 섬세함까지...거기에 신영복 선생님의 번역...
맑스를 다시 읽는 것만큼이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발췌된 부분들이 소설속의 누가 한말일까 생각 해보는 묘미도 있다.

소설의 내용과는 많이 다르긴 하지만 10여년 정도의 중국의 자화상을 그린 유가신감독의 첨밀밀이 떠 오른다... 머 물론 장만옥이 떠오르는 거지만^^



*********************************************

사람아 아 사람아! 제 1 장 [저마다의 진실] 중에서



"손 군, 세계관을 완전히 개조하지 않으면 안되네. 자네에겐 18,19세기의 부르주아 문학의 영향이 아주 강하고 쁘띠 부르주아적 정서가 넘치고 있어. 그것은 계급투쟁 속에서는 위험한 것이지"

"잊어버리지는 않았어요. 잊어 버릴리도 없죠. 단지 역사에 대한 당신들의 태도에는 찬성할 수 없을 뿐입니다. 당신들은 불공평합니다. 요러쉬는 몇 년 전에는 슈 홍종보다 훨씬 커다란 권력을 쥐고 있었고 한짓도 훨씬 악질이었어요. 대중들은 그에 대해서 대단한 불평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그는 자기 비판도 시키지 않고 당 위원회 사무국 주임을 맡겼죠? 그가 고참 간부라는 단지 그 이유 때문인가요? 게다가 당신들은 당신 자신에 대해서도 스스로에게  유리한 역사만을 기억하고 있을뿐 불리한 역사는 말살하고 왜곡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마르크스주의는 다른 사상과 경쟁하는 가운데서 지도적인 위치를 차지해야 하는것이지 처음부터 유일 절대적인 사상으로 강제해서는 안된다"

"더러운 물. 더러운 물. 어딜 가나 더러운 물을 뒤짚어 쓰게된다. 특히 여자는 더욱 그렇다 특히 나같은 여자는"

"하지만 지금은 자기의 권력밖에 관심이 없다. 지위는 회복되엇지만 인간으로서는 절반밖에 회복되지 못했을 뿐이다. 저속한 절반만을, 사람들이 싫어하는 절반만을."

"겪은 고통이 인간의 가치를 재는 척도가 되지는 못해. 고통은 인간을 고상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비열하게도 만드니까"

" 그 무렵 나는 완전히 농촌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고 은밀히 철학연구를 하기도 했다. 마르크스주의자가 인간 및 인간의 감정을 어떻게 취급해야 하는가를 분명히 하고 싶었다."

"손 유에, 너는 무슨 파인가, 보수파 아니면 조반파? 나는 네가 독립 사고파이기를 바란다. 비판할것은 단호히 비판하고 지킬것은 단호하게 지키는..."

'감각은 믿을 만한 것이다. 동시에 그것은 믿을 만한 것이 못되기도 한다. 때로는 자기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스스로도 알수 없는 때가 있다."

"신(神)을 만드는 데는 그 나름의 환경과 조건이 필요하다. 그 환경과 조건을 잃어버린 것이다. 나 자신의 영혼이 분열되지 않도록 나는 그녀와의 모든 과거를 소중하게 간직해 두었다. 역사를 소중히 간직하는 것은 그것을 미래로 건네주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나로서는 미래가 어떤 것인지, 언제 오는 것인지 짐작할 수 없었다"

"이건 재미있다. 이야기가 훌륭한 변증법 아닌가, 나는 확실히 스스로에게 준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면 시류는 어떤가, 요러쉬는? 그들에게 잘못이 없는 것은 그들이 자기비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누가 스스로에게 준엄하게 구는 바보짓 따위를 할리 있는가! 게다가 역사에 대해 책임을 지다니, 도대체 내게 그런 자격이 있는가. 내위에는 언제나 시류가 있었어.
그리고 우선 역사란 무엇인가, 내가 보는 한, 역사따위는 '뒤엎고' '뒤엎혀진다'는 단 두마디가 전부다. 과거에는 내가 다른 사람을 뒤 엎었고, 지금은 내가 다른 사람한테 뒤엎혀졌다. 그 뿐이다. 지금 '거꾸로 매달려 있는 지경'인 나더러 스스로에게 준엄해야 한다고? 내 신경은 아직 미쳐버리지 않았다고"

"별똥별이 하나 동에서 서로 흐르다가 어딘가로 떨어졌다. 그러나 하늘은 변함없이 넓고 조용하다. 별은 아름답게 반짝이고 은하수는 여전히 양쪽 기슭의 견우와 직녀를 차갑게 바라보고 있다. 마치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끝없는 우주에서 별똥별따위에 주의를 기울이는 자는 없다. 내가 죽어도 마찬가지라고 나는 생각했다. 인류전체에서 본다면 우주에서 별똥별이 하나 흐르다가 소리도 없이 떨어진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나는 결코 별똥별 따위는 아니다. 인간이다. 피가 있고 눈물이 있고 사랑이 있고 원망이 있는 인간인 것이다"

"나는 '사회 관계의 총화(總和)'라는 개념만으로는 인간의 본질을 해석하는 것은 불충분하다고 생각하네. 인간의 자연적 속성(생리적, 동물적인 속성)역시 인간성의 일부분으로서 이것도 인류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그렇게 인정하는 것은 인간을 깍아내리기 위해서만은 결코 아니네. 아니, 오히려 인간을 높이기 위해서, 우리들이 자기의 동물성을 자각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이지. 그것은 은폐하는것보다 훨씬 더 좋지 않을까"

"밖에 나가 놀다 오너라! 귀찮게 하지말고"
서랍의 열쇠가 내 마음을 잠가버린것 같다. 갑자기 엄마가 전혀 모르는 타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엇다. 모든 것이 남의 일 같은 느낌이다

"한한, 자세가 나쁘다, 똑바로 앉아라!"
또 다시 흠잡기. 침묵보다 훨씬 고통스럽다. 엄마는 마음이 흐트러지면 곧 내 흠을 잡기 시작한다

" 나 스스로 인정하지만 나는 마르크스의 저작 같은것은 그다지 읽지 않았다. 나의 마르크스주의는 위로부터 하달되는 지시로 배운것이다. 책따위를 아무리 많이 익은다 한들 그것이 무슨 소용인가, 마르크스 엥겔스 레닌 스탈린 전집을 다 읽은 자라 할지라도 어차피 오늘 말하는 것과 내일 말하는 것이 서로 다르지 않는가."

" "역사문제는 감정에 맡겨서 처리할수 있는 것은 아닐게다. 시기에 따라 상황이 다르고 정책이 달라지는 법이다" 이럴 때는 그렇게 대답하는 것이 가장 위엄을 유지 할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들은 자기 감정에 빠져 있었던 모양이다. 잠자코 내손을 잡고는 말했다. "아버지, 저는 아버지가 시대의 발걸음을 따라가 주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애써 부드럽게 웃는 얼굴을 만들며 말했다. '네가 말하는 시대의 발걸음 이라는 것은 무엇이냐?"
"느끼지 못하십니까. 아버지. 저는 느낍니다, 분명히 강렬하게! 제 마음 속의 격동에서, 수억 인민의 소망에서, 그리고 몇몇 뛰어난 인물들 속에서 분명히 느끼고 있습니다. 폭풍우와 고난에 가득찬 우리들의 생활, 그것이 얼마나 많은 뛰어난 인물을 길러냈는지 아버지는 정말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십니까?"
이것이 아들인가? 마치 딴 사람 같지 않은가. 눈앞에 서 있는 것은 신선하고 정열에 넘치는 한 사람의 시인이다."

"울지 마. 내일 시 왕이 이사하고 나면 집에는 당신과 나뿐이야. 속았건 어쨋든간에 우리들은 함께 가지 않으면 안돼. 다시한번 웃음거리가 될 수는 없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