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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님의 六法全書와 革命



친한 똥파리 공선배님이 가장 애지중지 하던 김수영 전집...
ㅎㅎ 그 선배와 김수영시인이 사실 상당히 많이 닮았다^^

형은 이제 유명 강사에서, 생태학교를 하신다네...
대선전 막걸리와 살며^^ 걱정반 기대반 우려반... 하시던데...
결국 우려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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六法全書와 革命

                                 - 김 수 영 -


旣成六法全書를 基準으로 하고
革命을 바라보는 者는 바보다
革命이란
方法부터가 革命的이어야 할 터인데
이게 도대체 무슨 개수작이냐
불쌍한 백성들아
불쌍한 것은 그대들 뿐이다
天國이 온다고 바라고 있는 그대들 뿐이다
최소한도로
自由黨이 감행한 정도의 不法을
革命政府가 舊六法全書를 떠나서
合法的으로 不法을 해도 될까 말까한
革命을 ---
불쌍한 것은 이래저래 그대들 뿐이다
그놈들이 배불리 먹고 있을 때도
고생한 것은 그대들이고
그놈들이 망하고 난 후에도 진짜 곯고 있는 것은
그대들인데
불쌍한 그대들은 天國이 온다고 바라고 있다

그놈들은 털끝만치도 다치지 않고 있다
보라 巷間에 금값이 오르고 있는 것을
그놈들은 털끝마나치도 다치지 않으려고
버둥거리고 있따
보라 금값이 갑자기 八千九百환이다
달걀값은 여전히 零下二八환인데

이래도
그대들은 悠久한 公序良俗精神으로
爲政者가 다 잘해줄 줄 알고만 있다
순진한 학생들
점잖은 학자님들
체면을 세우는 文人들
너무나 鬪爭的인 新聞들의 補佐를 받고

아아 새까맣게 손때묻은 六法全書가
標準이 되는 한
나의 손등에 장을 지져라
四.二六革命은 革命이 될 수 없다
차라리
革命이란 말을 걷어치워라
허기야
革命이란 단자는 학생들의 宣言文하고
新聞하고
열에 뜬 詩人들이 속이 허해서
쓰는 말밖에는 아니되지만
그보다도 창자가 더 메마른 저들은
革命의 六法全書는 [革命]밖에는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