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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님의 세상사


세상사
                                      -  김남주 -
열이 자도 넓을
큼직큼직한 방에서는
범털은 범털들끼리 팔자로 누워 자고
간수의 수발까지 받아가면서 자고

셋이 자도 좁을
요만요만한 방에서는
개털은 개털들끼리 열두 마리 돼지새끼로 자고
간수의 수발까지 해가면서 자고

코딱지만한 나라에서
부자는 부자들끼리 대궐같은 집에서 살고
낮으로는 순경을
밤으로는 방범을
차례로 차례로 돌림방시켜가며 살고

크고나큰 서울에서
가난뱅이는 가난뱅이들끼리 게딱지만한 꼬방동네에서 살고
낮에는 순경에게
밤에는 방범에게
술값이며 담배값을 뜯겨가면서 살고

그래그래 어디를 가나 담 안팎으로
살 권리가 있는 놈들은 가진 놈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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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사병이 도래한 시대...
힘없는 민초들... 참 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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