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음의 무게 (4)
이호 동쪽 포구의 하늘로 간듯한 새끼냥이가 궁금해서,
다음날 새벽에 가 보았다. 확실하다...
도가(道家)의 장자(莊子)는 삶과 죽음을 초월하여,
지인의 죽음에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지만,
속세에 쳐박혀 있는 나로서는,
말로 표현 못할 무언가가 가슴에서 치밀어 오른다.
아침마다
" 개 삽니다. 개 삽니다. 개~~"
라는 확성기의 소리가 들려오는 지역에서
저 꼬마의 죽음은 사람들에게 아주 작은 의미라도 될수가 있을까?
기본적으로 길고양이들의 생태는
그 지역의 인간들과 떼어 놓을수가 없어 보인다.
며칠전 이호 태우해변 서쪽 포구의 편의점 사장님
그리고 주변 청소하시는 분들과 몇가지를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해안 특히 포구의 쓰레기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라는것,
길고양이들이 확실히 개체수가 감소했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포구의 쓰레기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는한,
쉽게 고쳐질것 같지 않고,
길고양이들의 개체수 감소는 원인이 불분명하다는 것,
도두에서 외도까지 공통적이라는 현상.
지상의 땅을 모두 인간의 것이라 여기고
동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땅 한평조차 내주지 않으려는 현실.
바다는 메워지고 도로가 뚫리고,
산간에는 농토가 지속적으로 개간되고,
여러 위락시설들이 들어서고 있다.
야생동물들이나 버림받은 여러 동물들에게
이러한 상황들은 치명적으로 다가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닭가슴살을 옆에 몇개 던져줘도 먹지를 못했다...
영혼이나 윤회라는걸 믿지는 않지만,
혹시라도 다음에 한국에는 태어나지 마라...
도두에서 외도까지 눈에 보이는 길고양이가 제일 많은 곳이
이호동쪽 포구라는걸 어느정도 확신하게 된다.
주위 환경이 고양이들을 여기로 오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도두와 이호의 경계를 가르는 해안도로 밑의 큰 바위들의 존재,
아직까지는 어느정도 잘 보존되어 보이는 할망당,
일반인이 통제되는 이호 수원지.
이 세가지가 동쪽포구에 다른 지역보다는
인간들의 손길이 덜 가게 만든다.
그러나 미래가 그리 희망적이지도 않아 보인다.
동쪽포구의 가장 큰 문제는,
인간들의 향락 그 자체와 거기서 나오는 수많은 쓰레기들.
** 내가 고양이라면 바로 여기에 일순위로 터전을 마련할것 같다.
이호수원지와 경계하고 있는 지역.
현재 턱시도가 새끼 3마리와 살고 있다.
수컷 턱시도를 10일 전쯤 여기서 봤는데 이후 보이질 않는다.
턱시도는 항상 새끼를 우선 먹인다. 자애롭다...
** 애들 다 먹이고. 본인의 식사 시간.
** 혹시라도 수컷 턱시도가 수원지내에 살수도 있을거 같아,
포구와 수원지 경계의 안전한 계단에
사료와 물을 놓아두는데 항상 비어있다.
어미 턱시도와 새끼들이 먹는지 아님 수컷이 먹는지 알 수는 없다.
** 종교가 없지만 할망당의 신들이시여!!
애들을 좀 보살펴 주소서~~~
제주도의 특색중 하나가 신당문화인데,
특정 종교(뻔하지 개**)의 물리적 공격과 방화를 많이 당한다...
대접 받을려면 다른 사람과 생각들을 존중하는게 우선이다.
개독 근본주의자들은 사랑의 하느님이 아니라,
전쟁과 피로 얼룩진 중동사막의 잡신을 섬기는게 분명하다.
생명의 나무와 인간들의 소박한 바램.
시베리아부터 일본까지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는 샤머니즘.
미신이라고 쉽게 무시할 종교는 아니다.
** 새끼잃은 어미... 아마 왕초와 깊은 관계가 있는 갑다.
왕초와 가까이 자주 있다.
형제가 없어져 심심해 보이는 애기...
저기가 턱시도와 새끼들이 두달전 머물던 장소.
사람들이 많아져서 턱시도가 방파제로 옮긴 후.
이녀석들이 살게 되었는데 화를 입었다.
애들이 누워있는 저 곳에 불판을 피우고,
이거저거 바위에 쑤셔넣고,
새끼를 키우는데 최악의 장소로 보여진다...
** 왠일인지 그제부터 등대와 포구 중간에 사는 애들이
턱시도가 두번째 사용했던 거처로 이사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이런 새끼가 둘이 아니고 셋이다.
지금 성묘 한 마리는 등대밑에 있다... 6마리의 가족인가?
ㅎ 아직도 몇마리가 있는지 헤메고 있다^^
** 위쪽에 보이는 왕초는 턱시도네 다음으로 아침을 먹어서 늘어져 있음
** 태우 서쪽 포구의 애용이가
방파제쪽으로 자주 가는 이유를 약간 알것 같다.
태우해변에 있는 6마리의 무리가
편의점 옆에 먹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애용이를 쫒아 낸거 같다.
오늘 편의점 옆에서 아침을 먹던 애용이가,
먹다 말고 자동차 밑으로 가길래 주위를 보니
태우의 애들.
애용이가 아직 너무 작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보디가드!!!
그랬더니 사진찍는 나를 졸졸졸^^
뒹굴뒹굴 기분이 좋아 보임~~~
( 태우의 애들도 애용이 먹이고 아침 멕임^^)
내일도 이 녀석들에게 편안함이 조금이라도 빛과 함께 내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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