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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 [이기적유전자]중에서(2)




밈과 유전자의 유사점

  이 책의 전체를 통하여 나는 유전자를 의식을 가진 목적 지향적인 존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유전자는 맹목적인 자연 선택의 작용에 의해 마치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는 존재인 양 만들어져 있다. 또한 목적 의식을 전제로 한 표현으로 유전자를 설명하는 편이 편리하다.

예컨데 "유전자는 장래의 유전자 풀 속에서 가시의 사본 수를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표현할 경우 실제의 의미는 "우리가 자연계에서 그 효과를 볼 수 있는 유전자는 장래의 유전자 풀 속에서 자기의 수를 결과적으로 증가시킬 수가 있는 거동을 하는 유전자다."라고 하는 것이다.

자기의 생존을 위해 목적 지향적으로 일하는 능동적인 존재로서 유전자를 생각하는 것이 편리했던 것처럼 밈에 관해서도 같게 생각하면 편리하다는 것이다. 어느 경우에도 표현을 신비적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목적이란 생각은 어느 경우에서나 단순한 은유에 불과하다.

그러나 유전자의 경우 이 은유가 어떻게 유용했었는가는 이미 본 바대로이다. 우리는 그것이 단순한 은유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나서 유전자에 대해 '이기적인'이나 '잔인한'이라든가 하는 형용사까지 쓸 정도이다. 이들 경우와 똑같은 심정으로 이기적인 밈이나 잔인한 밈을 물색할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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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킨스의 탁월한 과학적 사유방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무엇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목적론적인 세계관, 당위적 세계관은 따지고 보면 이원론적 세계관의 전형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유토피아를 꿈꾸는 일이 어쩌면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나, 그 유토피아의 상들은 개인, 집단마다 틀리다. 자신들만의 유토피아 또는 신이 진정한 유토피아,신이라는 오만함의 근거는 무엇일까?

도킨스의 다음 구절을 인용해 본다.

" 맹신은 어떤 것도 정당화할 수 있다. 만약 사람이 다른 신을 믿고 있으면 아니, 만약 사람이 같은 신을 믿는데 다른 의식을 쓴다면 다만 그것만으로도 맹신은 그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 십자가에 매단다, 화형을 한다, 십자군의 검으로 찌른다. 베이루트 노상에서 사살한다, 벨파스트의 술집에 있는 것을 폭탄으로 날린다,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이다. 맹신이라는 밈은 몸에 밴 잔인한 방법으로 번식해 가고 있다. 애국적, 정치적 맹신이든, 종교적 맹신이든 상기의 성질은 똑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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