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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고양이 관찰 (16) 무라의 행동 (2)

길 고양이 관찰 (16) 

무라!! 아직 힘조절에 미숙한 좋은 형아!


집 주변 놀이터에 여전한 붙박이는 무라이다.
가을 햇살에 제법 자란 풀숲에 나름의 아지트들도 만들고,
놀이터 남쪽 아파트와의 경계의 나즈막한 담벼락에도 올라가서,
중형견을 피하거나 시야를 넓히기도 한다.

예전 왕초와의 싸움은 빈도가 상당히 많이 줄었다.
가끔 소리지르며 싸우기도 하는데,
목소리가 무라가 상당히 크다.
예전 왕초의 소리는 작으나 저음이 강하다.
ㅎ 무라는 소리는 큰데 고음이 강하다.
아직 무라가 완전히 자라지 않은 것일까?
우쨋든 서열 4위의 설움을 잊지 못하는거 같고,
싸움의 기술은 아직 부족해 보이지만,
예전 왕초보다 우세한 위치를 잡은것 같기는 하다.

놀이터를 함께 걷다가 가끔 요상한 시늉을 하는데,
점프해서 덮치는 모양새,
풀숲에 슬금슬금 들어갔다 기습하는 듯한 몸놀림,
나무위에 올라가서 기분이 좋은듯한 당당한 포즈 등등,
요새 밤에 보는 녀석은 초짜 싸움꾼의 모습이다.
나와 있을때는 자기를 봐달라는 식의 눈빛이지만,
문제는 뭇나가 왔을 때이다...

저녁밥과 간식을 먹었으면 좀 쉬면 좋으련만,
뭇나가 정자위로 올라오거나 풀숲을 거닐고 있으면,
무라의 사냥연습이 시작된다.
뭇나가 풀숲에서 잠시 보였다 재빨리 움직이면,
근시와 노안으로 썩어빠진 나의 눈으로는  전혀 찾지못하는데,
고양이과 동물의 야간시력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나의 말이나 쓰담쓰담을 구찮게 여기며,
어느 한 방향을 응시하며 꼬리를 치켜든다.
그리고는 기습 연습했던 실기를 보여준다.
속도도 상당히 빠르다.
뭇나가 눈치채고 달아나 보지만 금방 잡힌다.
ㅎㅎ 뭇나의 주특기인 울음소리에 때리거나 물지는 않는데,
시간을 좀 뒀다 뭇나가 다시 숨으면 다시 반복이다.
30분 정도 사냥연습을 하면 뭇나가 보통 안보일 때가 많다.
자신의 아지트로 가버린 것...
무라는 서운한지 가만히 앉아 있다.
자신의 연습과 뭇나를 교육하는 이중의 효과를 가지긴 하지만,
아직은 서투름에 의한 힘 조절이 문제로 보인다.

왕초와 무라가 서로 다른 정자밑에서 대치상황일때,
뭇나가 등장한 적이 있었다.
왕초가 있는 정자밑에서 밥묵으려고 하다가 왕초가 으르렁거리자,
소리지르며 무라가 있는 정자로 향한다.
그러고는 푸념하듯이 무라와 입을 마추고 같이 앉아 있다.

무라와 뭇나.
어느새 이 둘의 노는 모습을 꼭 봐야 하루일을 마친것 같은 기분이다.
뭇나를 만난지 한달이 조금넘었는데,
많이 컷고 이제 고양이티가 좀 나기 시작한다.
동쪽포구 오몽이의 새끼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작은데,
궁금증이 유발되드라.
고양이들은 몇개월 정도 되면 독립을 하게 되는 걸까?

동쪽포구 새끼잃은 어미는 아들녀석을 이제 독립시킨거 같은 느낌이온다.
밥을 주려고 하면 같이 있지 않고 따로 있다.
어쩔수 없이 모자지간의 밥을 따로 주고 있는데,
아들녀석의 아지트는 아직까지는 고정적이다.
이 어미의 특징은 선천적인 건지 구강구조가 먼가 이상하다.
밥먹을때 좀 보면 한쪽 입이 말려있는 것 같이 보인다.
그래서 자식들의 양육이 힘들었을수도 있어보이기도 하고,
반면 포구의 왠만한 녀석은 얘를 건들지 않을 정도로,
덩치는 커서 싸움은 잘 하는것 같고,
현재 포구 전체  왕초의 부인이기도 하다.

오몽이도 조금씩 새끼들을 독립시킬 준비를 하는갑다.
요새는 애들을 먼저 먹이는게 아니라 자신이 먼저 먹고,
애들이 같이 먹을라하면 방망이를 날리기도 한다.
오늘도 이 네식구는 등대방향으로 진출해 있었고,
애들을 가르치는 것이 눈에 보인다.
저녁에는 다시 포구입구 최고로 안전한 아지트로 같이가는 대견한 엄마.

뭇나는 너무 작을때 외톨이가 된 듯 하다.
어미가 사고를 당해서 요기로 오게된건지,
무언가의 사정에 의해 어미가 빨리 독립시킨건지 모르지만,
기본적인 교육도 거의 못받았을거 같아 안스럽고,
횽아로서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몸으로 직접 뭇나에게 가르쳐주는 무라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무라야 근데 좀 살살혀....
걱정되 이 녀석아~~~

** 사냥꾼 무라



** 무라의 아지트. 놀이터에 4개 정도 만들어 뒀드라.



** 주말이나 휴일에 놀이터 꼬마들의 공세에 ㅌㅌㅌ
조금씩 놀이터의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다.
고양이를 처음 만진다는 애들, 할머니들이 많아지고 있음.
ㅎ 근데 무라는 어른들은 가만 있는데 애들을 극도로 싫어함^^
"아니 저 핏덩이들이 감히 나를???" 요러는거 같음.



** 무라와 뭇나.
스벌 스티로폼 두개로 둘이 앉아노라고 만들어 논거 누가 치워버렸다.
다시 임시로 만들어서 지켜보는 중.
안치우면 좀 좋게 업그레이드 해줄라고.



** 오몽이가 애들을 등대 근처로 대리고 나온 풍경.




** 다시 포구입구로 이동하려고 애들 인솔 중.


** 오몽이네 집이나 마찬가지인 이호 수원지 담벼락. 일렬 종대!!




** 막내와 오몽이. 막내가 좀 작은데 암늠이고 엄마 따라쟁이.
요녀석 보금자리로 데려가려고 기둘리면서 챙기는 오몽이를 보면 흐믓함.



** 막내딸 기둘리는 오몽이



** 가족샷



** 왕초네. 인상파 부부



** 거의 독립한거 같은 아들 녀석.



** 수컷 턱시도. 요녀석 오늘 엄청 먹어댐...



** 다리저는 요녀석이 살아있는거 너무나 감사. 등대쪽으로 향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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