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관찰 (14) 웃음나는 삽질의 기억, 그리고 안도감
이호 동쪽포구의 길냥이들을 만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턱시도 어미인 오몽이의 부지런함과 총명함이었다.
오몽이의 코스는 동쪽포구 전체에 달하는 지역이었고,
한 때는 여기 있다가,
또 어떤때는 반대편에 있다가...
종 잡을수 없을 정도로 신출귀몰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포구 입구에서 본 오몽이가 어느새 나보다 빨리
등대앞에 와있었던 것을 목격했다.
분명히 새끼들과 밥을 먹고 있었는데,
저게 가능한가???
등대옆 삼발이 밑 식구들 밥을주며
시간이 좀 지났는데
등대쪽에서 밥을 먹던 턱시도의 사진을 몇장 찍고,
잠시 뒤돌아 본 순간...
ㅎㅎ 도플갱어 만큼 비슷한 녀석이 딱 있는게 아닌가???
사실 그 전에도 먼가 깨림칙한 징후는 있었다.
턱시도 냥이 어떤때는 다리를 절고,
또 어떤때는 괜찮은거 같고.
둘을 비교하니,
암늠인 오몽이는 크기가 좀더 작고,
수컷 턱시도는 좀 더크고 다리를 절었다.
수컷 턱시도가 언제부터 다리가 아팠는지는,
기억을 되돌려도 알 수가 없다.
둘을 하나로 판단해 왔기에...
다리를 저는 것을 명확히 본 것은,
포구의 왕초가 등대쪽으로 왔을때,
삼발이 밑에서 서로 아웅대는 소리가 들리고 난후,
다쳤다고 판단했는데,
이 판단이 틀렸을수도 있을것 같다.
그 이후 어느 시점에,
수컷 턱시도는 포구에서 잘 안보였고,
싸움에서 져서 다른데로 갔나 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한달 전쯤.
포구입구에 인간이 볼때 안전한 장소라 여겨지는 곳에,
오몽이와 새끼 3마리가 이주했는데,
거기서 두 턱시도를 목격했고...
이후는 다리저는 수컷을 보질 못했었다.
마음속으로 여유있게 놔두는 밥을 먹고 살아있기를...
이러며 시간이 지나고,
어느 순간 마음에서 비워가고 있었는데...
9월 9일 오몽이네 애들 밥을 주는데 오몽이가 안보이고,
다음으로 동생잃은 가족 밥을 주고 등대로 향했다.
등대 대가족의 밥을 던져주는데,
오몽이가 옆에서 갑자기 나타나서 같이 먹고...
이젠 사진이나 좀 찍어볼까 하고 어슬렁거리며,
얼굴 잘 안보여주는,
오몽이 새끼들을 목표로.
임시 파출소 계단이 보이는 정도의 거리에서,
갑자기 검은 물체가 트럭 밑에서 움직인다.
그런데 먼가 부자연스럽다...
수컷 턱시도다.
이 녀석 살아 있었구나...
오몽이네 가족과 같이 살아왔는지,
아니면 다른데 살다가 오랜만에 왔는지 알지는 못한다.
우선 밥을 꺼내서,
녀석과 가가까운 트럭밑에 놔둿는데 위치가 좋지못하다.
포구에 묶여있는 강아지의 정면 앞이다.
개가 짖고 역시나 밥을 먹지 못한다.
10여분 후에 이 녀석이 트럭 옆으로 좀 옮기자,
밥을 가지고 따라가서 놔둬본다.
다행히 잘 먹는다.
저녁 7시가 좀 넘어 좀더 있을까 하다,
오히려 방해될까 길을 나섰다.
길을 나서긴 했는데 고민스러웠다.
애용이가 있는 서쪽포구로 갈까 말까...
서쪽포구 편의점 주변 밥주는 장소는...
누군가 다 치워놨다...
솔직히 열이 받긴 받는다.
산후조리하는 애용이 한테는 미안하지만...
일요일 정도에나 가보자며 집으로...
요새 해가 일찍지기도 하고,
집주변 놀이터에 밥이 예전보다 빨리 소모되는 경향이어서,
가능하면 일찍 갈아주고 있다.
놀이터에는 새식구가 두 친구 늘었다.
하나는 가끔 봤던 올백 친구,
다른 하나는 집에서 한 블럭 정도 식당가에 살던 애 같다.
올 블랙 수컷으로 엄청 크다.
요새 저녁이나 밤에 거의 매일 보이는 듯.
새 친구들은 아직 사진을 못찍었다.
둘다 은밀히 움직이고,
무라가 놀다가 장난 아닌 표정으로 정자속으로 들어가야,
그 존재를 확인한다.
흰 녀석은 무라가 으르렁거리면 바로 달아난다...
블랙이는 같이 으르렁 거리는데 무라가 웃기다.
지보다 엄청 큰데 ㅠㅠ 들이댄다...
어느 순간 집주변 놀이터에도
식구가 다섯인가 여섯정도로 늘었다
** 오몽이
오몽이는 점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수컷 턱시도와 너무 닮았고 또 친하고,
같은 배 형제자매가 아닌가 추측해 본다.
** 수컷 턱시도. 요녀석은 입 바로 밑에 점탱이가.
오래 살아남아라!!!
** 무라. 이 녀석 누군가와 크게 싸워써,
목덜미와 귀에 상처가 있는데,
무언가 분이 안풀린지 요새 밤에 유격훈련 한다...
풀숲을 폴짝폴짝 뛰며 기습훈련에,
발톱도 갈고 나름 열심이다...
** 유격 연습 중!!!
밤 늦게도 가끔 훈련을 하던데...
뭇나가 다가오면 뭇나를 대상으로 겁을준다 ㅠㅠ...
다행히 물거나 때리지는 않음.
ㅎㅎ 그래도 좋다고 따라댕기는 뭇나도 재미난 녀석.
그만큼 외로움이 크긴 한가보다.
** 무라와 밤에.
마데카솔 분말로 귀 치료를 해주는데,
다행히 가만히 있다...
아깽이에서 수컷으로 되가는 과정을 보는게 안스럽기도 하다...
** 뭇나. 이 녀석 좀 빛 좋을때 찍어봤으면...
그래도 요새 밥이나 간식줄때 1미터 정도까지는 접근 가능.
몸에 비해 상당히 꼬리가 길다. 그리고 땅콩이 있드라...
** 동네 놀이터의 뻔순이.
요녀석 이제는 내가 보이면 옆에와서 간식달라고 시위한다...
정말 뻔뻔... ㅎ 눈이 원래 사팔인듯^^ 그래도 구엽다.
무라가 이 둘과는 같이 밥이나 간식을 먹는다.
다른 늠들은 바로 악다구니...
** 몸매나 색깔로 볼때 혹시 뭇나의 엄마가 아닐까 의심이 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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