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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고양이 관찰 (4) 집 주변 놀이터

집 주변 놀이터의 관찰


집 주변 놀이터는 거의 한달째 비슷한 분위기다.
경험과 눈썰미가 부족해서,
중간 정도 크기의 노란 태비가,
봤던 녀석인지 처음보는 녀석인지 모르긴 한다...

보통 사료를 4봉지 정도 놔두는데,
가져가는게 두 봉지고,
두 봉지는 정자밑에서 뜯겨있고 약간 남아있다.
힘센 녀석들이 정자 밑에서 식사를 하고,
약한 애들이 봉지를 물고 빠르게 은신처로 가는갑다...

그저께 아침 약간 늦잠을 자서,
아침에 밥주는거와 정자밑의 비닐 청소가 늦어버렸다.
놀이터에 나갔더니 공원 청소하시는 분이 이미 다 치움...
내 손에 잡힌 집게와 사료봉지를 보더니...
한 말씀 하신다...
"아이고 아저씨가 고양이 밥 주시는구나"
" 아 저...  제가 청소해야하는데 늦어서 죄송합니다."
좀 차가운 말이 나올줄 알았는데,
환갑 좀 넘으신 아주머니가 괜찮다고 하시고,
정자에 앉아 계시던 80넘어보이시던 남자 어르신도,
"고냉이도 먹고 살아 삽쥬."
다행이었다... 청소만 좀 신경쓰고...
대놓고 밥줘도 이젠 괜찮을 듯.

그래서 마트에서 눈여겨 본,
애완동물 사료+물 그릇을 두개 사서,
하나는 집주변 놀이터 정자밑에,
하나는 이호동쪽포구 등대옆 방파제 밑에 놔두고 테스트를 좀 하기로.
지금 2일째인데 두 군데 모두 사료와 물이 사라지긴 함.
고양이가 먹었다는 증거는 모르고 기냥 추정...
물론 봉지채 가져가는 녀석들을 위해 봉지도 대령.

관찰대상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면,
가능한 많은 걸 보고 선입관을 가지지 말아야 하는데,
이게 그리 녹녹한 일은 아니다.

"영역" 동물이라 하는 고양이의 행태가,
사실 아직도 무지 곤혹스럽다.
암수가 존재하고,
서열이 정해지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게되니
혼란스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동네 놀이터의 왕초는 그래도 이호동쪽의 녀석보다는,
너그럽고 온화한 편이다.
겨우 본 게 두놈이라 어느 녀석이 정상에 가까운지도 모른다.

집주변의 문제아는 우리아파트 어딘가에 사는거 같은,
갈색의 태비녀석이다...
이 녀석이 막내 젖소 구염둥이를 무지 혼낸다...
사실 이 두놈(? 년늠 판단불가 ㅠㅠ)이 봉지를 물고 가는 녀석들이다...
동종업계라 경쟁이 더 심한 걸까???
제일 작은 녀석이 어둠에 웅크려 있는거 보면 짠하다...

갈색 태비는 내가 제스쳐를 취하면 소리를 내 준다.
사료봉지를 앞에 놓으면 당연하듯이 물고 사라진다.
대견하고... 사람과 소통하려는 행동이...
누군가 버린 녀석은 아닐까 측은하기도 하다...




** 놀이터의 왕초 녀석.
대장이라 그런지 사람이 있건 말건 신경안쓰는 분위기



** 집에서 두 블럭 옆에 있는 고양이에 너그러운 동네.
밤이 아니어도 요기 녀석들은 당당하다...



** 꾸준한 이 접시하나가 동네를 바꾸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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