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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관찰 (7) 바닷가의 아이들_03

살아있음의 무게 (3)


이호 동쪽포구의 새끼냥 한마리의 건강이 걱정되어,
며칠 아침에 나가봤는데 문외한인 내가 봐도,
많이 심각해 보였다.

어제 아침에는 바위틈에서 거의 숨만쉬는거 같고,
낮에 동물병원에 가서 의사선생님과 상의를 했는데,
고양이는 사람과 틀리게 포도당으로 응급치료를 하는게 아니라,
단백질로 응급치료를 해야해서,
무조건 포획이 급선무란다.
바위틈에 있는 사정을 얘기했더니,
쉽지 않을거고 어쨋든 포획해 오란다...
저녁에는 시간이 안되어,
오늘 아침 5시경에 동쪽포구로 출발.

평상시 어미가 있던 바위부근을 살펴보는데,
어미도 새끼들도 보이지 않는다...
사료와 물을 놔두는 바위밑을 보니,
사료가 다 비워져있다.
우선 사료와 캔을 비벼 바위틈에 넣고
좀 기다려 본다.

동요가 없어서 답답한 가운데 뒤쪽을 보니,
턱시도와 왕초가 와 있다.
왕초를 캔 반으로 유인하고,
사료와 캔한개반을 넣은 비닐봉다리를 턱시도에게 건낸다.
이녀석 나의 뜻을 알고 빠르게 움직인다.
근데 며칠 코스와 다르다.

왕초가 다 먹고 가는걸 확인하고,
턱시도가 움직인 방향으로 조용히 가보았다.
보기만 해도 눈가에 웃음이 나는 광경이다...
녀석이 새끼들을 먹이고 있다.
비릿한 고기냄새에 자신도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


** 아직 해뜨기 전이라 라룸으로 노출 올리고 & crop


턱시도 녀석 새끼들을 정말 잘 키웠다.
두달전 쯤 정말 조그마 했는데... 다들 건강도 좋아보인다.
캔양이 작아보여 먹고 있는데 개입을 했다.
턱시도가 나서서 위협을 하고 새끼들은 뒤로 숨는다.
캔을 꺼내서 까고 한손엔 사료병 다른손에 캔을 들고,
살금살금 다가가니 가만히 있는다.

다시 걱정되는 애기냥이 사는대로 가본다.
어미가 와서 먹고 있다.
새끼는 둘다 안 보인다.

새끼들을 기다리는 시간도 벌겸 방파제쪽으로 향한다.
동쪽 포구 냥이들의 거주지역은 전부가
턱시도와 그 새끼들 덕에 알게 되었다.
턱시도가 밀려서 다른데로 이주한건지,
아니면 반대인지 원인은 모르나...
인간인 나의 판단으로
턱시도의 위치 선정은 탁월하다.

방파제 등대 가기전,
애들이 뛰어 논다.
오늘은 술꾼부대 두 인간과 낚시군 한 사람만이라,
나도 과감히 애들이 노는 방파제 위에 사료를 준비한다.
큰냥 세마리(이중 하나는 돼지시키^^) 새끼 두마리.
물과 사료를 주고 다시 아픈 녀석의 둥지 부근으로 가본다.

새끼들이 안보인다.
해가 뜨기 시작하니,
바위틈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ㅎ 오랜만의 일출인데, 사진찍기는 오늘 과욕이다...

어미 밑으로 건강한 새끼가 보인다.
아픈 녀석은 보이지 않는다.
시야가 좀더 환해 지는 동안 어미가 움직인다.
찾았다...

바위틈에 흰색털이 보인다...
어미와 형제가 옆에 있는데, 녀석 미동도 없다...
숨을 쉬는지 보려하는데 잘 모르겠다...
10여분 지켜보노라니 생명으로의 직감이 발동한다.
숨을 멎은듯 하다...
스벌 옆에 술판에선 웃음소리가 들린다...

미안하다... 이 작은 녀석아...
손을 들이미니 닿지도 않고 어미가 으르렁거린다...

제주도 방파제?
표면적으로는 좋은 풍광과 공기가 있다고 상상할지 모르나.
관리 안된 방파제의 속은 쓰레기 더미라 보면된다.
악취도 빼 놓을수 없다.
죽어있는 녀석은 쓰레기들과 같이 있다...
오늘은 안되고, 내일은 소주 한병 들고 가봐야것다...

턱시도의 애들이 무사히 평상시 있는 아지트로 숨은걸 확인하고,
사료와 캔을 좀 더 매번 놓는 장소에 놓고,
태우해변으로 향했다.
발에 느껴지는 바닷물이 시원하지가 않다...
태우해변의 고양이 6마리에게는 아침에 밥을 주지 못한다.
사람이 많아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서쪽포구 방파제에 도착하고 애용이를 불러본다.
똑 똑 똑....
애용 애용 애용...
마음 한구석이 서글픈데 이 녀석의 소리가 나를 안정시킨다.
동쪽의 턱시도는 소리를 내지 않지만, 눈으로 얘기한다.
고양이인데 사람의 총명한 눈빛이 보인다.

서쪽의 애용이는 인간의 총명함과 멀어보이지만,
그 신비한 눈빛이 있다.
어떤 개보다 못한 시키가 애용이 먹는 물그릇에 담배를 두개나 꽂아놨다...
스벌 스키!!!

대충 정리를 하고 사료에 영양제를 섞어서 줘본다.
이 녀석 요새 내가 가지고 다니는 캔은 안먹더니,
다행히 영양제는 잘 먹는다...
다 먹고는 언제 봤냐는듯 방파제 안으로 숨는다.
근데 이녀석 아랫배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



cf)) 집 주변 놀이터의 젖소가 상당히 많이 컷다.
ㅎ 몸집은 많이 컷는데 왕초가 나타나면 아직도 줄행랑^^
이제는 1미터 옆에서 사료와 캔을 먹는다.
냐옹 애용하며 의사표현을 하는게...
사람과 가까웠던 녀석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녀석을 보는게 항상 어두운 때이고,
한손엔 물병 한손에 사료병이라,
사진을 못남기는게 아깝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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