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던 책이라고 아직도 책꽃이에 꽂혀있는 과거의 기억들...
많은 부분을 선물이랍시고 기증, 동생들 가족들이 가져가버려^^
지금은 과학,컴퓨터에 관련된부분과 소위 빨간책만 좀 남아있는데^^
문득 눈길이 파고드는 낯익은 껍데기. 대학시절 초반의 내 일기장이었다.
어쩌다가 아직도 남아있는지...
담배를 하나 피며 한장 한장 넘겨본다.
젊은시절의 많은 고민, 기쁨과 슬픔들...
그 당시는 누구의 글인지는 모르고 좋아서 베낀글이 있었다.
박봉우 시인의 '아리랑 고개의 할미꽃' 의 일부...
2012년 말에 이 글을 실천하는 지도자가 나왔으면 하는 바램은
바보같은 짓일까?...
"바둑 한 수에도 잠 못이루는
그러한 위인이어야 한다
겨울 밤에 봉창을 열고
밤하늘을 바라볼 줄 아는
여유만만한 사람이어야 한다
친구가 찾으면
우선 술잔을 차릴 줄 아는
그런 그런 사람이어야 하고
내 이야기보다
남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그러한 사람이어야 한다
비를, 비를 맞으며
선창가에서 들려오는
막소주집 유행가에는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흰 고무신보다
검은 고무신을 신고
朝鮮 조끼 옷을 입을 줄 아는
그런 이여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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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고개의 할미꽃
박봉우
우선 술을 할 줄 알아야 한다
하루 담배 서너 갑은 피울 줄 알아야 한다
蘭 앞에서 書藝도
한 줄 쓸 줄 알아야 이야기가 된다
비워 놓은 집에
도둑이 기웃거려도
원만할 줄 알아야 한다
바둑 한 수에도 잠 못이루는
그러한 위인이어야 한다
겨울 밤에 봉창을 열고
밤하늘을 바라볼 줄 아는
여유만만한 사람이어야 한다
친구가 찾으면
우선 술잔을 차릴 줄 아는
그런 그런 사람이어야 하고
내 이야기보다
남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그러한 사람이어야 한다
비를, 비를 맞으며
선창가에서 들려오는
막소주집 유행가에는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흰 고무신보다
검은 고무신을 신고
朝鮮 조끼 옷을 입을 줄 아는
그런 이여야 한다
木花 따는 여인 앞에
이글이글거리는 햇빛 속에
지글지글 끓는
된장국의 맛을 아는
아리랑고개의 할미꽃이어야 한다
黃士흙에 뱀이 혀를 널름거리는
숨막힘 속에
바위보다 더한 意志가 넘치는
그런 꽃이어야 한다
장작개비를 지게에 짊어지고
황소 같은 땀을 흘려야 하는
그런 이여야 한다
서럽고 서러운 가슴통에
불길이 타오르는
오직 불길이 타오르는
수없는 밤을
쑥잎 같은 향내로
그림을 그릴 줄 아는
해바라기보다 짙은 머리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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