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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리키, 로저 르윈 [제6의 멸종]발췌(1)


Richard Leakey, Roger Lewin  [제6의 멸종(The Sixth Extinction)] 중에서(1)



"우리는 현재의 세계에 갇혀 있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을 형성한 진화 과정의 흐름을 인식한다는 것은 하나의 도전이나 다름없다.

  '호모 사피엔스'는 진화의 창조 과정과 이따금씩 일어나는 변덕스러운 멸종 사이의 복잡하고 예측하기 힘든 항소 작용에 의한 산물, 즉 지극히 많은 종들 가운데 단지 하나일 뿐이다"


"지구의 역사에서 가장 놀라운 사실 중의 하나는 생명이 너무나 초기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46억 년 전 지구는 발생 초기 태양계의 먼지로부터 응축되어 방사성을 띤채 녹아버린 암석 덩어리로, 어떤 형태의 생명체에게도 해로웠다. 불 뿜는 탄생의 열기가 서서히 가시면서 40억 년 전 조금 못 미친 시기부터 이론상 생물의 서식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예컨대 생성되자마자 분해되던 불안정한 유기 분자들이 더 이상 그렇게 분해되지 않았고, 단숨에 수증기로 증발되던 물이 어느 정도 남아 있을 수 있게 되었다. 이 두 가지 조건은 생명체의 출현에 필수적인 요소였다.
  이론상의 가능성은 이내 현실이 되어 원시 생명체가 단순한 단세포 생물의 형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의 흔적은 약 37억 5천만 년 된, 전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대륙의 암석에서 발견되었다. 가장 단순한 형태를 가진 이 생물들은 핵이 없는 세포, 즉 원핵 생물로 알려졌다. 이들은 태양 에너지와 주변의 화학적 환경을 이용해서 증식, 다양한 형태로 분화했다. 그리고 집합체였던 이들이 미생물층을 이룸으로써 전시대를 통해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특징적인 군체를 창출했던 것이다.
  이렇듯 일찌감치 시작된 생물의 역사는 그 즉시 훨씬 더 복잡한 형태를 향한 점진적이고도 꾸준한 진보의 과정으로 접어들었으리라 추측된다. 처음에는 보다 복잡한 세포, 즉 유전 물질이 핵 속에 든 진핵 생물이 등장하게 되었고, 뒤이어 특수한 기능을 담당하는 분화된 세포 소기관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가 나타났으며, 그 다음에는 다세포 생물 단계로 나아가 무척추동물에서 척추동물로, 양서류와 파충류에서 포유류로, 마침내 우리 호모 사피엔스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현재의 시점에서 본다면 우리는 방금 언급한 생물의 단계가 실제로 일어났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엉뚱하고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지구상에 존재한 생명의 역사를 연구하면서 생물에 대하여 알게 된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생물에 있어 점진적이고 꾸준한 것이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이것은 프랙탈 무늬처럼 전체에서 부분에 이르기까지 모든 척도에 적용된다).
  이처럼 급하게 최초의 발판을 마련한 이후, 놀랍게도 20억 년 동안이나 가장 복잡한 생물 형태는 원핵 생물과 그것들의 복잡한 조직인 스트로마톨라이트 군체에서 머물러 있었다. 생물들은 어디로 나아가기 위해 별로 서두르는 것 같지 않았다. 약 18억 년 전 비로소 진핵 세포가 등장했을 때, 그것은 마치 다음 단계인 다세포 생물로 향하는 경주를 위한 안정적인 무대가 마련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아니었다. 다세포 생물이 진화하기까지는 또 다시 10억 년 이상이 더 흘러야만 했다.
  그리고 그것이 나타났을 때조차도 그 생물들이란 기껏해야 간신히 눈에 띄는 정도라서, 우리가 다세포 생물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복잡한 조직을 갖고 상호 작용을 하는 '선구자'는 분명 아니었다. 복잡한 다세포 생물 여기서는 다소 수수하고 이상야릇하게 생긴 바다 무척추동물을 의미의 출현은 약 5억 3천만 년 전까지, 그러니까 현재의 지구 역사가 85%나 기록되고 난 뒤까지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마침내 그것이 시작되었을 때는 너무나 장관을 이루어서, 고생물학자들이 '캄브리아기 대번성'이라 부르는 일대 사건이 되었다."

"생물 게임에는 엄청나게 다양한 '단역'들이 있다. 우리는 그 속에서 이들에게 의존하며 살아가는 소수의 진귀함에 매료되는 것이다. 척추동물은 현재의 약 30여 동물 문 가운데 하나인 척색동물문에 속한다. 우리는 흔히 나머지 29문의 대부분을 보잘것없는 생물 형태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예컨대 절지동물(거미, 곤충, 가재 등), 환형동물(지렁이 등), 강장동물(산호 등), 해면동물, 연체동물(대합, 달팽이, 오징어 등), 극피동물(성게, 불가사리) 등이다.
  현재의 지질연대인 '신생대'는 흔히 '포유류의 시대'라고 불리는데, 이는 생물에 대한 극도의 편견을 반영하는 것이다. 생물 게임에서 성공에 대해 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린다면, 적어도 숫자상으로는 절지동물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 절지동물은 지구 역사의 상당 기간 동안 우위를 차지했고 현존하는 생물 종의 약 40%를 구성하고 있다."

"야블론스키는 "대량 멸종 시기 동안에는 적응력이나 적합성보다 특정 군집의 구성원, 지역 혹은 분포 범위가 더 중요하다."고 썼다. 이것은 최초로 배경 멸종과 대량 멸종 사이의 법칙들이 바뀌었음을 분명히 밝혔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생물상의 위기는 단순히 배경 멸종이 심한 경우만은 아닌 것이다. 생물 역사에서 번성했던 수많은 종, 그리고 종 집단이 대량 멸종에 의해 갑작스럽게 사라졌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위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공룡과 암모나이트는 수백만 년 이상 번창했으며 백악기 말의 멸종에서 그들이 사라져갈 무렵까지 그 종류 또한 전례없이 다양했다. 포유류가 공룡보다 어떤 면에서 더 잘 적응했다는 증거는 없다. 한편 바다에서는 우세한 현존 생물이 전멸함으로써 모래톱의 군집이 주기적으로 변형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주요한 멸종 위기를 가져온 4번의 사건과 시기적으로 정확히 일치했다. 각각의 재앙이 끝난 후 때로는 석회질 바닷말이 주위를 뒤덮었고 때로는 이끼 벌레가 번창했다.
  어떤 때는 연체동물이 우위를 점했으며, 또 어떤 경우에는 산호가 모래톱의 우세한 종으로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에게 친숙한 산호초는 단지 그 적응대의 일시적인 거주자일 뿐, 이들 중 그 어느 것도 다른 종에 비래 절대적으로 우세하지 않았다. 캄브리아기 대번성에 뒤이어 문의 수가 크게 감소한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대량 멸종으로 비롯된 중대한 동물상의 변화에서 승자가 적응상 우위에 있었다고 평가되는 예는 일찍이 없다.
  물론 우리는 너무나 멀리서 판단하고 있으며 적응의 우위가 어떤 역할을 담당했을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만일 그랬다 하더라도 그 요소는 너무나 미묘해서 우리가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이다. 라우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멸한 사실을 빼고는 희생자가 승자보다 열등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 안타깝게도 이것은 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간단한 적응 우위성 일반적인 다윈주의의 상식에서 이 주요한 생물상 위기의 한 요인은 아니었을 거라고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연 선택은 지역 상황과 연관된 개체 수준 경쟁자와 우세한 물리적 환경에 의한 영향에서라야 설득력을 지닐 수 있다. 그것은 즉각적인 생물의 체험에 대한 강력한 반응이다. 그러나 미래의 사건을 예견할 수는 없으며 드물게 일어나는 사건을 예측할 수도 없다."

"다윈의 진화론이 등장하면서 세계 질서의 근원을 보는 방식은 달라졌다. 질서는 창조의 산물이 아니라 역사의 결과 혹은 다윈의 말처럼 '계통의 변형'이었다. 모든 생물은 진화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연결된 공통의 뿌리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물론 인간도 포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자들의 세계관은 진화 이전의 입장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그들은 호모 사피엔스가 진화의 최종 한물을 나타내며 몇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다른 나머지 자연과 뚜렷이 구별된다고 생각했다. 또한 지리적 분포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에서부터 유럽인들에 이르는에 따라 인종적 우월감도 단계적으로 증가했다."

"실질적으로 자연계의 종수는 확실히 과소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목록도 여러 측면에서 왜곡되어 있다. 첫째, 곤충이나 선충류, 박테리아보다는 조류, 포유류를 연구하는 분류학자들이 훨씬 더 많다. 이것은 부드러운 털이나 깃털로 덮인 생물에 대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관심이 반영된 것이다. 어쨌든 그 결과 조류와 포유류의 새로운 종이 매년 발견된다 하더라도 그 수는 매우 적을 수밖에 없으며, 궁극적인 총계 또한 현재 수치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박테리아의 예를 통해 증명된 것처럼 자연계의 나머지 실제로는 거의 모두경우들은 결코 그렇지가 않다. 두 번째 경향은 북반구의 온대 지역에 대다수 분류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종은 열대 지방 가까이에 집중 서식하고 있다. 게다가 온대 지방에 사는 종은 열대 지방에서도 살지만 북반구의 위도가 높은 곳에만 사는 종은 단지 둘 뿐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대형 척추동물과 식물의 세계는 생물 다양성 전체에서 보면 지극히 일부일 뿐이다. 생물 다양성의 실체는 극히 적은 수의 대형 생물과 무수히 많은 작은 생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들 모두 생태 군집을 통한 에너지 흐름의 일부로서 각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 다양성의 정도를 확실히 예측하기란 힘들다. 현재 지구상에 배치된 대륙들이 1백만, 1천만, 3천만, 5천만, 아니며 1억 종의 생물을 지탱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확실히 말해 주는 생태학과 진화생물학의 이론적 기반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까지 말한 종의 수는 모두 불확실한 수치이다. 하나같이 몇몇 현장 측정으로 추정한 것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일부 계산에서 얻어진 종수 사이의 비율^6,36^예컨대 식물에 대한 곰팡이의 비율과 같은을 다른 지역에 적용해 보면 틀릴 가능성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이 현장 측정이 종수를 계산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실행 가능성이 크다. 75 만 종의 곤충을 생물학자들이 동정(생물 분류학상의 소속을 정하는 것)하는 데만 약 2백30 년이 걸렸다.
  만약 어윈이 추정한 대로 약 3천만 종이 실재한다면, 곤충분류학자들이 과거의 속도로 작업해 나간다고 가정했을 때 앞으로 1 만 년은 족히 일에 매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큐 식물원의 책임자인 길레앙 프랑스Prance는 지금까지의 속도대로라면 분류학자들이 아메리카 대륙의 식물을 모두 파악하는 데 거의 4세기 가량 걸릴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이들 곤충, 식물 분류학자들은 단순히 종을 세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목록으로 묘사해냈다.
  그 결과 얻어진 각 목록들은 수억 년에 걸친 진화의 유산이다. 우리는 그 엄청난 유산 중 극히 일부의 독특한 생물 형태를 여기에 담았다. 서구 과학이 지금껏 이 일에 전념했건만 목록의 수는 애석하게도 아직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쏟은 노력은 가히 엄청난 것이었다. 메이는 지구상의 막대한 생물 다양성에 가치를 부여하고자 했다. 그래서 앞서 언급했듯이 다음과 같이 논평한 것이다. "얼마나 많은 종이 지구 위에서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지 한 자리수 내에서는 알지 못한다."

  한편 에드워드 윌슨은 "정말로 우리는 지구상 생물의 총수를 완전한 목록으로 작성하는 것 외에 달리 목표로 할 만한 것이 없는가?"라고 역설했다. 목록의 완전한 작성은 분명히 비용이 많이 드는 시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연간 1억 5천만 달러가 드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나 총 비용이 약 3백억 달러에 이르는 '우주 정거장 건설'보다는 훨씬 적은 비용이 들 것이다. 나는 야생동물보호국( 취임한 지 약 1년이 지난 후 케냐 야생동물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책임자로서 거의 매일같이 '종의 보호'를 위해 드는 비용을 실감했었다. 보통 보호의 대상이 되는 종은 상당히 특이한 종류들이다.
  나는 많은 국가들이 한해 1억 달러 정도만 지출한다면 족히 인구의 지속적인 성장에 맞서 야생 생물을 보호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경험상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윌슨의 말은 분명히 과학적 가치가 있으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인류를 위해 가치가 있다. 우리는 진화 과정의 정점에 서있는 지각있는 종이다. 따라서 이 지구를 우리와 공유하고 있는 '지극히 아름답고 무한한 형태'들에 대하여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알아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는 것이다. "



"많은 생태학자들이 개인적으로는 일티스와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이 원하는 조건으로 그들을 만나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그들은 공식적으로는 생태계를 금전적 수치로 표현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이것은 다분히 위험한 전술이다. 비록 달러 수치가 신뢰성 있어 보일지라도 그것이 결코 생물 다양성의 가치를 보증하거나 생태계 파괴에 대한 완전한 방어를 의미할 수는 없다. 장래의 물질적 혜택이 25 만 종의 모든 식물을 유지하는 데 달려 있다고 누가 진정으로 주장해 주겠는가? 물론 우리는 이들 종 가운데 어떤 것에 에이즈
치료약이나 새로운 주요 작물의 유전자가 들어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적어도 이 수의 절반 정도라도 우리가 적절한 노력만 기울인다면 그들은 우리가 찾는 혜택을 끄집어낼 수 있는 방대한 유전자 도서관을 드러낼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런 잠재적 물질 혜택을 주지 않는 종은 어떤가? 그들은 정말로 가치가 없는 것인가? 경제적 측면에서는 물론 그렇다. 데이비드 에렌펠트는 "만일 내가 수많은 생물 다양성의 개척자 혹은 파괴자들 가운데 한 명이라면 결국 나와 반대 입장에 서있는 보호론자와 하등 다를 바 없이 가치 평가의 문제로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환경이 변하면 가치도 변하게 마련이다. 깃대만 해도 그렇다.
그것은 한때 널리 이용되는 필기구였다. 그래서 당연히 중요한 경제적 가치를 지녔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전세계 식물이 지닌 새로운 의약 출처로서의 가능성은 새로운 약품 생산 방법이 개발되면 하룻밤 사이에 갑자기 사라질지도 모른다. 실제로 제약업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이론화학이 등장했으며 미리 조절된 환경하에서 화학 약품을 '진화'시키는 기술도 등장했다. 이로 인해 제약업은 이미 열대림을 쓸모없는 존재로 만드는 혁명을 눈앞에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생태학자들은 열대 우림의 중요성에 대한 주된 논거를 잃게 될 것이고 오랜 논쟁은 경제학자들의 승리로 마감될 것이다. 에렌펠트는 "다양성에 가치를 부여한다고 해서 우리가 단순히 다양성을 없애는 그 과정 어떤 중요한 결정에서 문제가 되는 첫 번째 요건은 경제적 비용과 이익의 확실한 크기만을 합법화시킨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만일 우리가 이러한 잣대를 그대로 놓고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명백히 하기만을 계속 주장한다면 소동이 가라앉고 난 후 우리에게 남는 것은 단지 어리석은 행동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 역시 이러한 논리에 동의한다. 그러나 경제적인 측면이 전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나처럼 현실에서의 보존을 일상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사람에게 있어 경제는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예컨대 공원이나 보호구로서의 생태계는 관광이라는 가치를 지니게 된다. 그것은 물론 공원이나 주변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물질적인 혜택을 안겨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을 '보존'해야 할 아무런 동기도 부여하지 못한다. 그러나 경제학을 기본틀로 놓고 그 속에서 생태계의 금전적인 가치를 부여하려는 시도는 어리석은 짓이며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 것이다."



"반면에 인간 정신과 자연 세계의 본질적인 관계에 대해서는 소홀히 생각해 왔다. 하지만 아무리 무시한다고 해도 그 관계는 여전히 그 자리에 존재한다. 한편 다른 문화에서의 가치관은 서구의 경우와 전혀 다르다.
반세기 전에 아메리카 원주민인 루더 스탠딩 베어Bear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간다. 우리는 이 땅에서 우리와 더불어 자란 새와 짐승들을 사랑한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물을 마셨고 똑같은 공기로 숨을 쉬었다. 자연 속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이다. 또한 그렇게 믿고 있기에 우리의 가슴에는 살아 있는 모든 생물에 대한 크나큰 평온과 기꺼운 호의가 자리하고 있다."
  서구 문화는 호모 사피엔스를 이 세상의 예외적인 존재로 생각해 왔다(실제로 여러 가지 면에서 그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급기야 호모 사피엔스가 세계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고 간주하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현재와 같은 완전히 완성된 형태로 지구의 생물들에게 지배권을 행사하기 위해 어느날 갑자기 착륙했다는 말과 같다. 물론 이것은 진실이 아니다.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를 기나긴 진화 과정의 산물이자 정점으로 생각하기는 쉽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스스로를 특별하고 독립적인 존재로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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