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ent

백무산 님의 견디다

학창시절 학회실에 나뒹굴던 시집의 내용 지금도 기억난다.
"두드려라 그러면 부서질것이다"... 백무산님의 시...
직설적이고, 정면으로 충돌했고, 살아 꿈틀거렸다...

2012년말... 어떻게 견디는 것이 잘견디는 것일까...


********************************

견디다


                                           -  백무산 -

명절날 친척들 한 자리에 둘러앉으니
그곳이 이제 갈등 들끓는 국가다
그 가운데 한 명 이상은 사장이고
한 명 이상은 극우파이고
한 명 이상은 붉은 머리띠를 매어 보았고
한 명 이상은 고학력 실업자이고
한 명 이상은 영세상인이고
한 명 이상은 조기퇴출되어 보았고
한 명 이상은 대기업 정규직이고
누구는 파출부를 하면서 극우파이고
누구는 농민이면서 친미파이고
누구는 부동산으로 돈깨나 벌었고


누구든 하나가 세상 푸념 시부렁대면
여지없이 면박이 날아온다 위아래가 치고받는다
누구 없이 망국론이다 전엔 여당 야당이 다투더니 이젠 전방위다
그러나 그것이 차라리 진보라면 진보다
정치가 이제 밥상머리에 왔다
권력이 이제 문간 들머리에서 쌈질이다
정치가 삶에 들붙어 떨어질 줄 모른다
누가 누구의 전부를 뭉개버리기 어렵게 되었다
산 것과 죽은 것이, 쌀과 뉘가 뒤섞인 건
오래 가지 않는다 밥솥까지 가지 못한다
그걸 선별해내느라 구경꾼들이 무대까지 올라왔다
지금은
이 소란스러움을 견디는 일이 진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